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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독서지도

제목 1. 독서 토론의 원리

1. 독서 토론의 개념

가. 독서의 개념

독서는 독자가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 수준에서 비판적으로 그 저자의 견해를 평가하고 그 타당성이나 가치를 판단하며 이러한 견해들을 구별하여 거절하거나 수용하는 능동적이고 전략적인 사고 과정을 말한다. 곧 저자에 의하여 독자의 의식 밖에서 빙빙 도는 저자의 생각이 아니고 독자가 읽고 자신의 생각으로 새롭게 조정하여 창조적 적응을 하는 과정이 함축되어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 인간은 독서를 매개로 창조적 사고가 가능하고 이와 같은 창조적 사고 과정을 지나 고등 정신능력의 함양과 함께 인간성 회복의 원천으로 미래를 대비하는 창조적 적응력을 키워 나갈 수 있다.

우리는 독서를 통하여 옛날에 살았던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또 미래의 세상에서 살 수도 있다. 그리고 현재 살고 있는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독서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줄 뿐만 아니라 자신을 찾게 하고 또 자기자신을 길러 준다. 즉 독서를 통한 지식 정보의 획득으로 자기자신을 개발한다는 것은 독서가 정보사회에서 하나의 도구가 되어 삶의 질을 높이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개인이 지식 정보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때 이는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그러므로 현대의 정보사회에서 대중이 독서를 통해 필요한 지식을 획득하고 정서를 순화시키며 여가 활용을 즐기는 일은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화 창조력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바른 독서 습관을 가지고 독서를 생활화함으로써 독서를 통해 얻어진 지식과 정보를 자기 자신의 생활과 창조적인 생산의 모든 영역에 적용시켜 자기 발전은 물론 사회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민주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나. 토론의 개념

인간은 각자 다른 생각, 견해, 믿음, 가치를 갖고 있으며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타인들과 하나의 공동체를 구성해 가고 있다. 이런 공동체를 구성하는데 있어 토론은 중요한 조정 기능을 한다.  또한 토론은 한 문화의 지적, 정치적, 사회적 쟁점에 대한 사회화 과정이기도 하다. 즉 토론을 통해 문제의 원인과 배경, 그리고 다양한 해결책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속한 사회를 깊이 이해하게 되고 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현대와 같은 전파·전자 매체의 시대에도 토론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왜냐하면 이와 같은 매체를 통한 토론을 중심으로 공동체 구성원의 여론을 형성하고 사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며 한 공동체 안에서의 쟁점은 물론 인권이나 환경, 교육과 같은 전 지구적 쟁점들을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토론(debate)은 정해진 규칙에 따라 긍정과 부정으로 대립하는 두 팀이 주어진 논제에 대해 논거에 의한 주장과 이에 대한 검증, 의논을 되풀이함으로써 이성적 판단을 내리는 과정이다.  'Debate'라는 단어는 라틴어 동사 'debattuere'에 기원을 두며 'debattuere'는 'de'와 'battuere'라는 의미소로 나눌 수 있다. 접두사 'de'는 'away(분리하다)' 혹은 'down(제거하다)'의 의미이며 어간인 'battuere'은 이후 영어의 'battle(전쟁)'이라는 의미로 발전되었다. 라틴어 동사로서의 의미는 'to beat(치다)'였다. 결국 'debate'라는 말은 전쟁에 비유한 표현 과정에서 출발하여 언어로서 개념화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우리말의 토론(討論)은 토(討)와 론(論)으로, 토(討)는 다시 언(言)과 촌(寸)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론(論)은 언(言)과 륜(倫)으로 나눌수 있다. 즉 토(討)는 말을 나누거나 쪼개어 분석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론(論)은 말을 돌려가며 진행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토론이라는 말은 사실 일제 시대에 일본에 의해 만들어진 말이다. 원래 영어의 'debate'에 충실한 우리말 대응어는 '논쟁(論爭)'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서구에서 토론의 개념은 어원이 밝혀주듯 전쟁과 비유되어 설명되고 있다. 즉, 물리적 싸움인 'bate'에서 분리되어 말로 하는 전쟁, 혹은 시합을 뜻하는 것이다. 우리말로도 논쟁이 '말이나 글로 다툰다(爭)'는 뜻이므로 'babate'란 말의 원래 의미를 더 잘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토론이란 말이 보편화되어 있어 구태여 논쟁이란 말로 환언할 필요는 없다. 토론은 토의와 달리 규칙과 규율에 의해 이루어지나 토의는 특약이나 규율없이 자유로운 의사 개진과 대담을 통해 이루어진다. 토론에서는 의견의 대립이 존재한다는 것(변증법적 사고)을 인정하고 주어진 논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이나 해답을 분명히 갖고 타인을 설득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토의는 일종의 집단적 사고와 의사 결정으로서 협의를 통해 답을 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토론에서는 사실·논거·근거에 의한 자기 주장을 이성적으로 관철하는 반면 토의는 참석자들이 흉금을 터놓고 답을 구한다. 즉, 토의에서는 타협·흥정이 통하는 반면 토론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토론에서는 논제와 관련되지 않은 사항을 이야기하면 상대의 공격을 받기 쉬우며 상대를 존중하나 상대의 의견은 반박의 대상이다.

다. 독서 토론의 개념

이런 개념에 비추어 보면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독서 토론'은 엄격한 의미에의 '토론'이 적용된 형태라고 보기는 어렵다. 독서 토론이란 구성원이 동일한 도서를 읽고서 문제를 제기하여 여러 사람이 논의하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서 독서 활동에 독자의 주관적인 이해보다는 여러 사람과의 토론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자신이 갖게 되는 의문점을 해결하는 과정을 독서 토론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토론의 방법이 독단에 빠지기 쉬운 인간 개인의 생각을 교정하는데 효과적인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대화를 하면서 인간은 긴장하고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정립한다. 나아가 그 과정을 통해서 인간의 상상력과 지적인 능력이 모두 동원되어 사고의 개선이 이루어진다. 독서를 하고 토론 과정을 통해 서로의 견해를 밝혀 보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다. 이는 독서과정에서 일어나는 감상의 즉흥성과 그에 따른 주관적 이해를 극복하고 어느 정도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특히 성장의 과정에 있는 학생들은 세계에 대한 이해의 폭이 때로는 대상을 획일적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때로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자신만의 주관적인 발상으로 대상을 파악하기도 한다. 그래서 학생들은 인격을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부단히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사고를 발전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 있어서 더없이 필요하다. 독서토론은 이러한 사회적 필요에 잘 부합될 수 있는 독서 방법으로 자신의 감상을 다른 사람에게 개방하여 다른 사람의 동의를 얻어 보기도 하고 반박도 받아봄으로써 자신의 주관적 감상을 다듬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과정이다. 일정한 구성원들에게 동일한 독서 자료를 제공하여 학생 각자의 감상을 피력하게 하고 문제를 제기하도록 하여 독서 감상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독서 토론은 다른 유형의 토론과는 다소 구별된다. 즉 이미 형성된 견해를 가지고 시작하고, 반대하는 의견에 대해 방어하면서 진행되어 한쪽이 마지막에 승리를 거두는 경쟁적인 의사 교환과, 두 쪽이 모두 서로 영향을 받지 않도록 거리를 유지하는 분리됨을 특징으로 하는 논쟁과는 달리 독서 토론에서는 그 논점에 대한 다양한 제안들을 발전시키고 검토하는 대화를 한다. 그 제안들은 다양한 이해, 사실, 제언, 의견, 관점, 경험과 같은 것들이 될 수 있고, 이것들은 그 논점을 해결하기에 적합한지 검토된다.

사람들은 이미 알고 이해하고 있는 주제에 대해서는 토론하지 않는다. 토론은 공동적 의문에 대한 집단적인 문제 제기이다. 사람들은 독서의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몇 가지 의문을 함께 해결하게 되는데, 그것은 그들이 이해하고 평가하고 결정할 필요가 있는 것들이다. 그것은 그들 자신의 문제이고, 그것에 대한 좋은 답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다양한 시각을 듣기 원한다. 또한 그들은 만족할 만한 답을 얻기 위해, 대안으로 모든 대안들을 면밀히 조사한 후 더 나은 것을 얻기 위해 자신들의 관점을 기꺼이 변화시키려 한다. 사람들은 토론의 문제에 대하여 생각과 감정과 판단을 형성하면서 공동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뿐 아니라, 상호협조적으로 노력을 경주하면서, 그리고 상호보완적인 의견 교환과 영향을 끼침으로써, 함께 참여한다. 즉 입장들은 토론을 통해 발전되고 부분적으로는 다른 사람의 관점을 지각하고 적응하는 것을 통해 발전된다. 그 입장들은 그것을 내놓고 주장하는 사람들보다는 오히려, 논점이 되는 문제들과 관련된 장점들에 의해 결정된다. 게다가 독서 토론에서는 결코 양편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많은 제안들이 있게 되는데 최종적으로 다듬어져 채택된 제안은 토론의 초기 단계에서 제안되었던 하나의 의견은 결코 아니다. 그것은 이전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새로운 입장이고 또한 어떤 한 사람의 입장이 아니라 그 집단 전체의 입장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것은 우리의 입장 중 하나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입장인 것이다.

독서 토론은 집단적 상호작용의 한 형태로서, 구성원들은 함께 독서의 과정에서 생긴 공통 관심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답을 얻기 위해 서로 다른 관점들을 교환, 검토함으로써 논점이 되는 문제들에 대한 지식이나 이해, 평가나 판단, 그리고 결정, 결의 또는 행동 등을 조장하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