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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추천도서

시리동동 거미동동

지은이
권윤덕 그림
출판사
창작과비평사
페이지수
36
대상
유아, 유치원생

<< 책 소개 >>


물일 나간 엄마의 마음, 바다 보다 깊지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콧노래로 흘러나오는 선율이 있다.
제목이 ‘엄마가 섬그늘에’인지

‘섬집 아기’인지 곧잘 헷갈리는 바로 그 동요.

젖먹이 아이를 두고 일터에 나가야 하는

맞벌이 엄마라면 자장가로 부르다가 눈시울 붉혔을

그 청승맞은 노래를 그림책을 다 덮은 뒤에도 흥얼거리게 될 것이다.


책의 제목이자 시작말인 ‘시리동동 거미동동’은

‘원숭이 똥구멍은 빨개’라는 육지의 구전동요처럼

말꼬리를 잡아 이어가는 제주도의 ‘꼬리 따기 노래’.

‘씹지 않고 꿀꺽벌레는 정말 안씹어’

‘생각만 해도 깜짝벌레는 정말 잘 놀라’ 등의 그림책으로

언어의 재미, 상상력의 극치를 보여준 바 있는 권윤덕은,

간결하기 그지없는 제주의 전래동요 한 편만으로

제주섬의 독특한 풍광과 물일 나간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을 가슴 찡하게 그려낸다.

집에 혼자 남아있던 소녀는 물일 나간 해녀엄마를 기다리다

토끼 한 마리와 산책을 나선다.

가는 길에 아이는 하얀 거미줄을 만나고,

커다란 까마귀도 만나고, 그 까마귀를 타고

높고 푸른 하늘을 날아오르기도 한다.

시리동동 거미동동 노래를 깜찍한 상상으로 이어가던 아이가

마침내 당도하는 곳은 엄마가 일하고 있는 깊고 깊은 바닷속.

‘(바다보다) 깊은 것은 엄마의 마음’이라고 노래를 끝맺는 소녀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엄마의 품에 안겨 웃는 장면도 감동적이지만,

어둠 내린 섬마을 초가집에서 노랗게 새어나오는 불빛,

댓돌 위에 비뚜로 놓여진 ‘달랑 두 켤레뿐인’ 고무신을 그려낸

마지막 장면이야말로 가슴을 일렁이게 한다.

아이와 나란히 앉아 입을 맞추며 그림책을 읽어가는 재미가 만점.

정겨운 돌담과 밧줄로 꽁꽁 얽어 놓은 초가지붕,

탑처럼 층층이 쌓아올려진 검은 바위, 뜨락에 놓인 구덕 등

제주를 상징하는 물건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설명해줘도 의미있고,

‘시리동동 거미동동’으로 시작해 아이가 새로 떠올린 말꼬리를 이어가는

놀이를 해봐도 재미있겠다.[조선일보/김윤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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