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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어느 전쟁 영웅의 당연한 죽음

지은이
기욤 게로/임미경역
출판사
자인
페이지수
137
대상
전쟁과 폭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인도차이나 전쟁 때 프랑스 병사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한 누이동생의 복수를 위해 프랑스로 이민온 할아버지와 이민 3세인 조에, 프랑스 소년 톰이 아픈 역사의 그늘을 파헤쳐가는 작품이다. 간결하고 예리한 작가의 문체가 돋보인다. 미디어 서평 인간은 과연 선량한 존재인가? ‘나’, 이혼한 어머니와 함께 사는 프랑스의 13세 소년. 조에, 베트남 혈통의 동갑내기 소녀. ‘나’의 부모가 이혼결정을 내리던 날 중국 음식점에서 처음 만난, 예쁘장한 아이. 예기치 못한 조에와의 재회, 그리고 설렘. 그러나 ‘나’는 수십년 전 아시아 먼 나라의 비극 속으로 한발 한발 내딛게 된다. 말을 못하는 조에의 할아버지. 베트남에 살던 50년대, 누이를 겁탈 살해한 프랑스군인의 한 팔을 베어버렸지만 그 보복으로 혀를 잘려버렸다. ‘나’는 조에의 할아버지가, 평생 프랑스 군인과 그의 상관인 중대장을 찾는 데 삶을 허비했다는 것도 알게 된다. 두 아이는 마치 무슨 신성한 의무를 준수하듯 두 사람의 퇴역군인을 찾아나선다…. 저널리스트 출신인 28세의 프랑스 작가 기욤 게로. 그의 작품에서는 언제나 10대의 순수한 눈망울이 관찰의 시선으로 배치된다. 지난여름 발간된 ‘꼬마 이방인’, 이 책과 함께 나온 ‘차에 치인 개’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아이들의 눈망울은 언제까지나 순수의 동화를 간직하지 않는다. 오히려 피할수 없는 세상의 잔인함과 마주치면서, 베인 살처럼 피흘리면서, 아픈 현실과 대면해나가는 10대들의 선연하다 못해 붉은 깨우침이 그의 작품을 수놓는다. 소년 소녀야, 인간은 선량한 것 같은가? 너희들은 삶 속에서 폭력을 느끼는가? 못 느낀다고? 아니다. 이 안정되고 편안한 사회를 만들어간 사람들은 폭력의 거대한 제단을 이 안정 아래 바쳤다. 조금만 바닥을 헤치면 그것은 잔인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라고 귓가에 속삭이는 듯하다. <동아일보 00/11/18 유윤종 기자>